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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유리막, 소수자를 구분하고 장애인을 '특별화' 해...
김지원 울산외고1  |  goantarcti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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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24  16:2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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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핫’한 매체는 두말할 것도 없이 바로 ‘유튜브’이다. 가수, 모델 등 TV에 나오는 직업을 선망하고 꿈꾸던 아이들의 장래희망 양상 역시 이와 함께 개인방송인 유튜브버(크리에이터)로 변하고 있다. 성인뿐만 아니라 많은 청소년들 역시 이 추세에 따라 개인 방송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 상황이다.

 

2년 전 ‘굴러라 구르님’이라는 채널명으로 유튜브를 시작한 여성 유튜버가 있다. 그는 2017년 2월 17일, ‘Studio GURU |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장애인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유튜버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년이 지난 지금은 3.3만 명의 구독자와 만 명이 넘는 트위터 팔로워를 지닌 어엿한 유튜버이다. 뇌를 다쳐 걷거나 뛰는 등의 활동은 거의 불가능하고, 손기능이나 신체를 사용하는 운동 기능도 떨어지는 뇌성마비 장애인이라고 자기소개를 하고 있다. ‘구르님’이라는 이름은 휠체어를 타고 구른다는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의 채널은 일상 Vlog나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등 인권 관련 이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영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는 유튜브 활동을 통해 장애인의 일상도 비장애인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고, 장애인이 불쌍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의 채널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사람들의 공감과 관심을 끌어내는 이유는 여기 ‘일상’ Vlog에 있다. 그가 일상 Vlog를 통해 보여주는 것은 그가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모습이다. 일상 Vlog에서 그는 비장애인과 전혀 다를 바 없이, 똑같이 공부하고, 여행을 다니고, 축제에 참가하고, 연수에도 다녀오는 모습을 보여준다. 2019년 1월 6일 올라왔던 일상 영상의 제목 또한 ’뇌성마비 고등학생도 똑같다‘로 시작한다. 우리는 장애인의 일상은 비장애인의 일상과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그들을 우리와 ’다른‘ 곳에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라 생각하며, ’다른‘ 길을 걸어갈 것이라 생각한다. ’틀린‘ 것과 ’다른‘ 것의 차이를 아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다르‘다는 것을 아는 것 역시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 ’다름‘의 존중이 배척과 구별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분명 뇌성마비 장애인인 구르님 역시 우리와 똑같은 대한민국의 국민이자 청소년이다. 학교 안 청소년으로서 학교생활을 즐기고 있고, 화장도 하고, 외국으로 여행도 다닌다. 무엇이 우리에게 ’다르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걸까? 개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과 그 사람의 ’우리‘라는 무리와 구분지어 생각하는 것은 명백히 다른 것이고, 후자는 엄연한 차별이다. 2018년 12월 3일에 게시한 ’왜 숨바꼭질을 하며 살아야 하는가‘라는 청소년 칼럼에서 나는 메아리학교의 위치에 대해 이야기하며 사회가 장애인을 우리의 시선으로부터 숨기고, 우리가 장애인의 존재를 잊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구르님은 이러한 현실에 대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행위를 통해 우리가 그의 존재를 잊지 않게 해준다. 우리가 그의 존재를 ‘다른’ 무리의 사람이 아닌 그저 각기 다른 하나의 개인으로 인지할 수 있게 해준다.

 

그에게서 한 가지 더, 배울 점을 꼽자면 바로 그가 장애인 인권이 아닌 여성, 성소수자 관련 이슈에 대한 생각을 밝히는 글이나 영상이 많다는 점이다. 가장 쉽게 하기 쉬운 착각은 여성 인권, 성소수자 인권, 장애인 인권, 유색인종 인권 등 이 모든 인권 보호 활동을 구분하여 따로 생각하는 것이다. 구르님은 뇌성마비 장애인인 동시에 여성이다. 페미니즘 페스티벌에 참가한 후기에 대한 영상을 올리기도 했고, 만화가 윤서인의 여성혐오에 대한 비판을 하는 영상을 게시하기도 했다. 까칠남녀가 성소수자 특집으로 대중들의 비난을 견뎌야 했을 때 ‘#까칠남녀_응원합니다’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성소수자 교육에 대한 필요성과 성소수자를 아동성도착증을 가진 사람(페도필리아)와 동일시하는 것에 대한 비판을 하는 영상을 게시했다. 구르님의 영상만 보아도 그를 ‘한 가지 소수자’로 정의할 수 없다. 애초 ‘한 가지 소수자’라는 고정관념도 인권에 대한 분리된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여성 인권, 장애인 인권, 성소수자 인권을 각기 따로 배우면서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를 다른 존재로 취급하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을 해보자, 세상의 절반 가까이는 여성이다. 여성이면서 성소수자인 사람들, 여성이면서 장애인 사람들, 장애인이면서 성소수자인 사람들 등 이 세 가지 경우만 해도 얼마든지 공존할 수 있는 요건들이다. 구르님은 2017년 1월 7일 방영된 ‘배워서 남줄랩’에 출연하여 자신이 살면서 들은 가장 어이없는 말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다. 그 말은 바로 ‘장애인 치고 예쁘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여성혐오는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여성들을 옭아매는 사슬 같은 것이다. 하지만, 대게 우리는 여성의 인권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비장애인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성소수자의 권리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비장애인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이 역시 장애인에 대한 인식 부족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우리는 그들의 존재를 너무나도 쉽게 잊고, 우리로부터 구별 지으려 한다. 세상에는 수많은 소수자들이 있고, 그들이 소수자인 이유는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를 잊지 않고, 개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되, 구별과 구분으로 이어져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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