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9.9.9 월 09:14
장애인총연합회신문
> 청소년 > 우리들이야기
[독서] 그 시절 우리 모두 제제였다
문영은 울산중앙여고2  |  mye0410@naver.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9.01  17:04:18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어릴 적 읽은 책들은 지금까지 뚜렷한 기억으로 남아 있기 쉽지 않다그리 많은 책을 읽은 것도 아닌데 어떤 책이든 주인공과 인물들이 살아가던 배경 정도만 희미하게 남아 있을 뿐이다하지만 나에게 지금까지도 기억 속 소중하게 남아 있는 책이 한 권 있다그 책이 바로 브라질의 작가 J.M. 데 바스콘셀로스 가 쓴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이다.이 책은 라우데자네이루의 방구시에 사는 5살짜리 소년 제제의 이야기이다제제를 처음 만난지는 벌써 7~8년은 된 것 같다평소 감수성이 풍부한 나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자주 우는 편인데책을 읽고 우는 건 드물었던 것 같다.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몇 번이고 울컥했고마지막 즈음에는 펑펑 울어 목이 메인 기억이 있다그렇게 기억 속에서 다시 꺼내 되새겨 본 제제는 여전히 악동이었고 사랑스러웠고나의 마음을 아리게 했다제제와의 또 다른 추억을 만들기 위해 책의 첫 장을 또 한 번 넘기기 시작하였다.

  제제에게는 누나들과 형남동생이 있는데 제제네 가족은 형편이 매우 어렵다아버지가 일자리를 잃고 이사한 집에서 형과 누나들이 나무를 먼저 차지한 가운데제제는 조그마한 라임 오렌지나무를 갖게 되고 밍기뉴라는 이름을 붙여준다그 후 마을의 최고급 자동차를 몰던 마누엘 발라다리스 뽀르뚜가 아저씨와 가까워지며 사랑과 상실을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는 성장소설이다이 책은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한다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오늘도 난 눈물을 흘렸고 무거운 마음으로 책을 내려놓았다제제는 말썽을 자주 부린다그런 제제에게 집안사람들은 너는 나쁜 아이이다.” “너의 안에는 악마가 있다.” “너는 태어나서는 안 됐다.”라는 비난을 한다그런데 과연 제제가 나쁜 아이일까생각을 해보면 난 그렇지 않은 것 같다제제는 타인을 배려 할 줄 아는 따스한 마음씨를 가졌고또래보다도 성숙하다그러나 충분한 사랑과 지지를 받지 못하고 결핍되면서남들의 관심과 애정을 갈구하기 위해 장난을 친다그리고 안타깝게도 본인이 꽤 괜찮은 아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어릴 때는 제제가 장난이 많고 조금 불쌍한 아이’ 정도로만 생각했었던 것 같은데,지금 본 제제는 날 너무 마음 아프게 했다물론 제제가 한 심한 장난들과 사고는 좋지 않은 행동이다하지만 그는 5살이다게다가 어떤 이유로도 그를 때리는 행위는 정당화 되지 않는다나는 5살짜리를 무자비 하게 때리는 모습에 한 번잦은 가정폭력으로 무감각해져 폭력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에 두 번 충격을 받았다다행히도 이런 상처를 뽀르뚜가 아저씨와 친구가 되어 위안을 받지만 결국 그의 친구를 하늘로 떠나보내고 제제는 엄청난 슬픔에 사로잡힌다제제에게 주어진 사회는 너무 잔혹하다어리고 어린 제제를 말없이 꼭 안아주고 싶었다.

  /그 시절우리들만의 그 시절에는 미처 몰랐습니다먼 옛날 한 바보 왕자가 제단 앞에 엎드려 눈물을 글썽이며 이렇게 물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왜 아이들은 철이 들어야만 하나요?” 사랑하는 뽀르뚜가저는 너무 일찍 철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영원히? -p294-/

위 장면은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이자가장 큰 슬픔을 느꼈던 장면이다뽀르뚜가를 잃은 제제는 어린아이의 천진난만 했던 순수함도 잃어버린다밍기뉴가 그냥 일반 라임오렌지 나무라는 걸 생각하고동생과 놀던 동물원 놀이도 더 아상 현실이 아니기에 시시하게 느껴진다제제의 순수했던 상상력이 사라진 것이다한창 철없을 나이에 너무 빠르게 아픔을 깨달은 제제그래서 제제가 어른이 된 후편지의 말머리에 이렇게 적은 것이다. “사랑하는 뽀르뚜가저는 너무 일찍 철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그래서인지 책을 다 읽고도 꽤 오래 손에서 이 책을 떠나보내지 못했다다른 책에 빠져버리면 제제의 슬픔이 더 커질까봐 겁이 날 만큼 가슴이 아팠다내가 놓치고 있던 어린 아이의 시선그리고 나의 어린 시절 제제처럼 처음 감정이라는 것을 알아가던 과정들... 괜스레 먹먹하고 슬퍼서 눈물이 났다.

이 책의 옮긴이가 그랬다어린 시절에 우리가 보는 제제와젊을 때 보는 제제늙고 나서 다시 보는 제제모두 다른 모습을 하고 다른 깨달음을 줄 거라고정말 그 말이 맞는 것 같아 후에 내가 좀 더 컸을 때도 한 번이고 몇 번이고 더 읽어 볼 것이다책의 마지막 부분에 제제는 지독한 슬픔과 그리움 속에서도 48살이 된다뽀르뚜가와의 따뜻했던 기억이 있었기에 5살 이후의 삶을 버틸 수 있었으리라 짐작된다나의 꿈은 교사이다하지만 이 책을 통해 좀 더 구체화 되었다제제처럼 소중한 아이들을 지켜주는 교사가 도리라고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들의 환상과 사랑을 지켜주고 싶어진다이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며 제제와의 추억은 영원히 간직하고자 한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장애인 콜택시
2
증가하는 다문화가정, 문제점도 늘어나...
3
장총련 청소년기자단 발대식 그 뒷이야기
4
변기보다 더러운 영화관 의자
5
학성고등학교 자기주도 학습 전문가 초청 강연회
6
블루밍 팔찌에 대하여 아십니까?|
7
올해의 노벨상 수상자들에 대해
8
장애인을 위한 위험한 시설?
9
독서의즐거움을 건네다, 울산 점자도서관
10
울산과학고에 VOS 생겨...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청소년기자단 신청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울산 남구 옥동 157-8  |  대표전화 : 052)266-4517  |  HP : 010-6878-0651  |  팩스 : 052)273-6468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울산, 다01100  |  종별 : 특수주간신문  |  발행인/편집인 : 김인택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인택
Copyright © 2013 장애인총연합회신문. All rights reserved.